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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칼자루를 잡으며...

[ - ] 다시 칼자루를 잡으며...

2002년 12월 11일|조회수: 3102|제작자: 김종민|추천점수: ☆☆☆☆☆ (0)
우리집엔 몇 십 년씩 오래된 물건이 좀 있다. 한 25년 된 무쇠 부엌칼 2개도 있다. 개중 한 개가 나무로 된 손잡이가 썩어 칼날과 이별을 고했다. 아직 한 개가 남았고, 스테인레스제 씽씽한 놈이 있으니 분리수거통에 버려도 될텐데, 나이 드신 어머니는 아쉬워했다. 내가 누군가. 19년 되어 손상된 냄비손잡이도 만들어 붙인 '전과'가 있지 않은가.(->'장승의 살신성인' 참조) ... 한 뼘 되는 각목이 눈에 띄었다. 그놈을 반으로 갈랐다. 정확히 말하면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2,3밀리 정도 얇게. 두꺼운 놈에 앙상한 칼자루를 대고 테두리를 그렸다. 물론 칼날쪽이 아니라, 나무칼자루에 묻힐 부분이다. 연필자국을 따라 조각칼로 홈을 팠다. 깊이는 칼자루의 두께만큼. 그러니까 잘 파놓으면 칼자루가 쏙 묻혀, 반으로 켠 다른쪽 각목조각을 맞대었을 때 틈새가 안 보여야 한다. 에폭시 접착제를 충분한 양을 개어놓고 홈을 파지 않은 나무조각 한쪽 면에 골고루 바른다. 그리고 홈이 파인 곳에도 채워넣는다. 그리고 칼자루를 홈에 박고 자리를 잡은 뒤, 그대로 두 나무조각을 잘 맞춰 붙인다. 죔쇠나 클램프로 꽉 물려놓는다. 없으면 튼튼한 고무줄로 친친 감아 굳을 때까지 한 시간은 둔다. 물론 에폭시는 그보다는 빨리 마른다. 그런 다음, 칼이나 대패 등으로 손에 맞게 손잡이가 된 나무를 다듬는다. 그 다음 니스, 래커 등으로 도장을 해서 나무손잡이가 물에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폐기처분의 위기에서 벗어난 무쇠칼은 다시 도마 위에서 이렇게 호령하리라. 다다다다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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