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갤러리

전갈꼬리 독서등

[ - ] 전갈꼬리 독서등

2003년 4월 27일|조회수: 4190|제작자: 김종민|추천점수: ☆☆☆☆☆ (0)
가끔 잠자리에서 책을 읽다가 졸음이 오면 실내등 여닫개(스위치)를 내리기가 귀찮을 때가 많다. 비록 침대에서 두 걸음도 안 되는 거리인데도. 보통 스탠드라고 하는 머리맡 조명기구는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서재는 책이며 공구며 오만가지 잡동사니로 고물상에 버금가지만, 침실은 되도록 세간을 줄였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방에서 뒹굴다 먼지알레르기를 얻은 탓이다. 침대 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집게가 달린 조명. 조명가게를 몇 군데 다녔으나 원하는 수준의 단순한 형태는 재질이 함석 같은 것이어서 탐탁치 않았다. 그래서 만들어보기로 했다. 얼마 전에 만든 진공청소기 연장관을 떠올렸다. 구석진 곳의 먼지를 빨아들이는 가느다란 연결관이 없어서 불편했으므로 일명 가제트관으로 불리는 관과 부싱(bushing)을 사용해 만든 것이다. 이번에도 그 가제트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재료는 가제트관, 집게, 소켓, 소켓고정용 필름통, 전구, 와셔, 너트, 똑딱이 여닫개(토글 스위치), 전깃줄, 플러그, 갓 만들 두터운 종이와 알루미늄종이, 전기테이프 등이고, 도구로는 드릴, 글루건, 펜치, 컴퍼스, 전기인두 정도이다. 부품 준비 단계는 이렇다. 1. 큼지막한 집게에 관의 볼트부분이 들어갈 구멍을 뚫었다. 여닫개 자리는 이미 뚫려 있는 구멍을 이용했다. 2. 전선의 겉 피복을 관 길이만큼 벗겨내고 두 가닥을 관에 집어넣었다. 3. 소켓을 넣는 용기인 필름통 밑부분을 가제트관 첫 마디가 빠듯이 정도로 작게 뚫었다. 잘 빠지지 않도록. 4. 갓은 두꺼운 종이와 알루미늄종이를 풀로 붙인 다음 컴퍼스를 이용해 갓을 만들었다. 이제 조립이다. 1. 가제트관 머리의 전선과 소켓의 단자를 땜질한 다음 긴 전선을 잘 똬리 틀어 통안에 넣고 소켓과 퉁 사이에 글루건을 쏴서 고정시킨다. 2. 가제트관 밑둥으로 나온 전선의 피복을 적당한 자리를 절개해 여닫개의 단자에 연결할 곳을 마련한다. 노출된 전선은 전기테이프로 감아준다. 3. 가제트관 밑둥의 볼트부분을 집게의 구멍에 전선과 함께 집어넣고 와셔와 너트로 죈다. 4. 전선과 여닫개를 땜질한다. 5. 플러그를 연결한다. 6. 갓은 글루건을 이용해 필름통에 붙인다. 7. 전구를 끼워넣는다. 빠진 것은 없을까? 참, 여닫개 단자가 노출되어 손이 닫거나 집게를 많이 눌렀을 경우 닿는 것을 막기 위해 단자를 글루건을 쏘아 감싸준다. 그렇게 해두면 철재가 많음에도 전혀 감전될 염려가 없다. 가제트관이 반대편으로 휘어지는 것이 무게중심도 잘 잡히고 자연스러워서 이름에 전갈꼬리라고 붙였지만, 마치 코브라뱀의 목처럼 자유자재로 휘어진다. 만드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재료를 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만들고 보니, 갓이 좀 짧고 필름통보다 산뜻한 용기가 아쉽기는 하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간소한 조명을 갖게 되었다. 비록 누워서 손닿는 곳에 있지만, 이번에는 쏟아지는 졸음이 불 끄는 것을 방해할지도 모르겠다.

0개의 작품평이 있습니다.